20안타를 치고도 지는 팀이 있다. 그것도 2주 간격으로 2번이나 그랬다.
롯데 자이언츠가 마운드의 붕괴 속에 타선이 힘을 내고도 패배하는 아픔을 겪었다.
롯데는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경기에서 11-16으로 패배했다.
지난 2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부터 3연패를 이어가고 있는 롯데는 시즌 전적 50승 60패 2무(승률 0.455)가 됐다. 5위와 승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5강 진입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날 롯데는 외국인 1선발 엘빈 로드리게스가 선발로 등판했다. 그는 이날 전까지 후반기 6게임 중 4차례 퀄리티스타트(QS)를 기록하면서 안정감을 찾고 있었다. 시즌 평균자책점 역시 8월 들어 올 시즌 처음으로 3점대(3.77)까지 떨어졌다.

타선의 득점 지원도 빠르게 나왔다. 1회초 롯데는 2사 후 빅터 레이예스가 우익수 옆 2루타를 치고 출루에 성공했다. 이어 한동희가 중견수 앞 적시타를 뽑아내면서 롯데는 1-0으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로드리게스가 1회말 선두타자 이호연에게 무릎을 강타하는 몸에 맞는 볼을 내줬고, 박상준마저도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이어 3번 김도영이 볼카운트 2-2에서 로드리게스의 6구째 155km/h 패스트볼을 밀어쳐 우월 스리런 홈런을 때려내면서 롯데는 1-3으로 밀렸다.
그래도 3회 2사 후 나승엽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해 롯데는 다시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레이예스가 황동하의 몸쪽 커브를 잡아당겼다. 타구는 오른쪽으로 향해 담장 밖을 넘어가는 동점 2점 홈런이 됐다.
하지만 롯데의 기쁨을 여기까지였다. 3회 김도영과 해럴드 카스트로의 연속 적시 2루타가 나오면서 KIA가 2점 리드를 잡았고, 4회에도 카스트로의 2점 홈런 등이 터졌다. 결국 로드리게스는 3⅔이닝 6피안타 5사사구 7탈삼진 8실점으로 무너지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롯데 투수진은 실점을 이어갔다. 5회에는 2사 만루에서 등판한 정현수가 대타 김선빈에게 3타점 2루타를 맞아 두 자릿수 실점을 기록했다.
그나마 6회 2사 만루에서 레이예스의 2타점 적시타로 쫓아갔지만, 7회 이민석이 폭투와 카스트로의 만루홈런 등으로 5점을 허용하면서 16-5까지 스코어가 벌어졌다.
10점 차로 벌어지자 주전들을 대거 교체하면서 백기를 드는 듯했던 롯데는 8회 갑자기 타선이 폭발했다. 바뀐 투수 최지민에게 윤동희가 솔로홈런을 터트린 롯데는 1사 후 노진혁과 김동혁, 정대선의 연속 안타로 만루를 만들었다.
김세민이 삼진으로 물러나 2아웃이 됐지만, 박승욱의 2타점 적시타와 박재엽의 1타점 2루타, 이호준의 2타점 적시타가 연달아 나오면서 순식간에 5점 차(11-16)로 쫓아갔다. 하지만 롯데의 추격은 여기까지였다.

이날 롯데는 레이예스가 4타수 4안타 4타점 2득점, 한동희가 4타수 3안타 1타점, 교체 출전한 포수 박건우가 2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팀 전체로 보면 20안타 3볼넷으로 11점을 올렸다. 타선은 제 할 일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정현수와 이진하를 제외한 모든 투수들이 실점하면서 롯데는 타선이 올려준 점수를 리드로 바꾸지 못하고 그대로 무너졌다.
올해 롯데는 20안타 경기를 두 번 해냈지만, 모두 패배했다. 앞서 지난 14일 사직 NC 다이노스전에서는 0-6으로 뒤지던 경기를 타선의 힘으로 추격했고, 8회 한동희의 솔로포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9회 마무리 김원중이 무너지면서 8-9, 한 점 차로 패배했다.
26일 기준 2026시즌 20안타 경기가 나온 건 총 8차례, 그 중에서 패배한 건 롯데의 2경기가 전부였다. 올해 이전 가장 최근 20안타 패배 역시 롯데였는데, 2024년 7월 31일 문학 SSG 랜더스전에서 20안타를 치고도 11-12로 지고 말았다.

롯데 이외의 팀이 20안타를 치고 진 사례를 찾으려면 무려 8년 전인 2018년까지 가야 한다. 당시 LG 트윈스가 7월 28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21안타를 치고도 10-11로 패배했는데, 이후 2019년부터 2026년까지 총 80번의 20안타 경기에서 롯데의 3게임을 제외하면 모든 팀이 승리했다.
10구단 체제가 시작된 2015년 이후 한 시즌 2번의 20안타 패배 경기를 기록한 건 롯데가 유일하다. 그나마 2017년 NC 다이노스가 3승 1무 1패로 2경기를 못 이겼지만, 패배는 1게임이었다.
롯데는 26일 기준 5위 두산 베어스와 9경기 차다. 32경기가 남은 시점에서 이를 다 따라잡기는 쉽지 않지만,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마운드가 무너진다면, 경쟁도 해보지 못하고 자멸할 가능성이 높다.